퍼펙트 데이즈 (2023)

학교 근처 Princeton Garden Theater에서 10달러에 상영하길래 가서 봤다. 오랜만에 본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옆집(옆 신사?)에서 새벽에 마당을 쓰는 소리에 잠에서 깨는 히라야마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히라야마는 마당 쓰는 그 조용한 소리에 깨자마자 이불을 개키면서 요에서 일어나 능숙한 모습으로 요와 이불을 정리하고 일어난다. 감독은 1분이 채 될까 말까한 첫 장면으로 히라야마의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히라야마는 도쿄 토이레트 프로젝트의 직원으로서 (공공 화장실 청소부), 사비를 사용해 구매한 장비들을 다마스로 운반하며 (실제로 다마스는 아니고 뭐 비슷한 일본차) 지정된 공공화장실을 청소한다. 공공 화장실 청소라는 사회적으로 꺼려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행동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준다.

히라야마는 거의 대부분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지내며 무표정으로 지내지만, 혼자가 되서야 표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감정을 드러낸다.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부모에게 인도하고 난 뒤에도 차에 돌아가서야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오랜만에 만난 여동생과 부모의 안부를 주고 받은 뒤에도, 나중에 혼자가 되서야 펑펑 운다. 20대의 동료의 (전)썸녀인 아야가 볼뽀뽀를 했을 때 감독은 히라야마의 부끄러워진 표정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아야가 문을 열면서 붉은 조명등이 얼굴에 잠깐 동안 비치는 모습으로 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모습을 대신 표현한다. 유일하게 크게 감정을 표현했을 때는 동료 토기오가 갑자기 퇴사를 하며 혼자서 밤 늦게 까지 일을 했어야 됐을 때, 전화로 소리 지르는 것이 유일했다.

감독은 히라야마의 모습을 외면에서 내면으로 조금씩 보여주는데, 첫 날은 히라야마의 과묵한 직업적 모습만을 보여주지만, 영화가 진행되고 영화 속 시간이 지나면서, 직장속 동료, 취미등을 조금씩 보여주고, 거의 대사가 없던 히라야마도, 중반부쯤 되어 식당 주인이자 썸녀인 마마와의 대화, 조카인 니코를 통한 가족과의 대화, 마마의 전남편인 토모카주와의 대화를 통해 더 깊은 내면의 마음의 대화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히라야마의 내면까지 들여다 보게 만든다.

히라야마 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도 감독은 비슷하게 표현하는데, 직장동료인 타카시 역시, 첫 등장에서는 핸드폰을 보며 건성건성 청소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지만, 여자친구인 아야에게 매달리는 모습과 돈 없으면 연애도 못한다는 울부짖음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동네 장애우를 친구라고 부르며 놀아주는 장면을 통해 타카시의 마음씨까지 외면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그려낸다.

2주 정도되는 하루하루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화는 반복하며 보여주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히라야마라는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극적인 사건 하나 없이 보여주지만, 그런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의 재미는 마치 히라야마가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 처럼 우리에게 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5/5

Poor Things (2023)

디즈니 월드에서 친구 기다리면서 할게 없어서 봄. 디즈니 스프링스에서 봤는 데, 5달러에 봄. 관객 한 5명 있었던거 같음.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장편영화. 참고로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 랍스터의 감독이기도 하고,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작도 만들 예정.

가여운 것들이 황금사자상도 받고 오스카 이것 저것도 받았길래 조금 관심있었길래 기회가 되서 보게 되었다. 배우지 못한 눈으로는 왠지 그냥 미술기법 이것 저것 다 써본것처럼 보이는데, 아무래도 아날로그 카메라를 좀 아니까, 여기서 페츠발 렌즈를 쓰네? 싶은건 보였다. 그리고 엑타크롬 써주셔서 고맙고요, 덕분에 코닥 e100d 필름 싸게 살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살인의 추억 (2003)

학교 옆 극장에서 상영해줘서 보고 옮.

근데 티켓은 가서 학생 할인 받는게 더 쌈

몇달 전에 본거라 사실 영화 잘 기억도 안나고 왓차 마냥 영화 봤다고 기록해두는 걸로 이제는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는 데 딱히 내가 영화인인 것도 아니고, 영화를 그리 즐겨보는 사람도 아닌거 같다.

나는 살아본적 없지만 1980년도의 모습이라던지 그 시절 사람들의 행동들도 되게 잘 표현되었다. 어떻게든 잡아 넣으려고 증거 조작하는 송강호의 모습이라던가, 등등

잘 기억 안나서 별점은 없음.

Die Hard

10000편 정도 후속작이 나온 영화 답게 첫 영화는 되게 재밌다. 존 맥클래인이 존윅 마냥 빵빵 쏘고 다니면서 모든 걸 해결하는데 그 시대 감성답게 연말 크리스마스 영화 물씬 나게 만들었는데 역시 영화는 이래야지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