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카메라 라인 업 중에 아는 사람만 아는 QX 시리즈는 변태적인 이유로 악명 높다.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렌즈, 센서, 셔터, 프로세서를 제외한 모든 걸 제거한 제품으로 스마트폰과 무선 연결해서 스마트폰의 화면과 버튼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 정확히 말하면 센서, 셔터, 프로세서가 따로 있고, 렌즈는 이미 존재하는 E마운트 렌즈를 결합해서 쓰는 것이다.
왜 망했을까?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져서 이런 거추장 스러운 악세사리는 필요가 없고, 사용의 불편함, 셔터 딜레이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이유에서 망했다.
이런 똥템을 꼭 맛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나도 이 똥 영화를 꼭 맛봐야 했다.
사실 생각보다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아무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다 천재 해커가 되어버리는 흔한 상업영화라는 단점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중간 중간 피식할만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얼빵한 코미디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다만 가장 큰 문제점은 그리 신선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여태까지 모든 분야로 지지고 볶은 첩보/액션 영화들은 이제 신선해지기 매우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성공한 영화들은 많다. 미녀삼총사3는 신선하지 못했다. 만약 영화가 10~20년 전에 나왔으면 몰라도, 요즘 성공한 첩보/액션 영화들을 보면, 존윅의 경우 사실적인 액션에 몰빵을 했고, 인셉션은 꿈/시간이라는 새로운 요소, 스파이(2015)의 경우 코미디의 집중, 007이랑 미션임파서블은 솔직히 식상하고, 킹스맨은 독득한 컨셉과 뛰어난 연출을 가지고 있다. 미녀삼총사의 메인 주제는 “세상을 파괴할 신무기를 악당들이 훔치려한다”라는 고전적인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컨셉도 독득했지만 잘 풀어내지 못했다. 특히 “신 무기”의 경우 첩보영화에서 지지고 볶은 핵 무기 대신에 이번에는 무슨 뇌공격 EMP + 블록체인 어쩌구 루트 권한 어쩌구 있어보이는 용어만 섞었는 데 솔직히 뭔지 모르면 이런 소리는 안했으면 좋겠다.
그 외 현실적인 첩보/액션 영화로 단련된 관객들의 눈을 맞추지 못하는 수 많은 허점들이 거슬리기도 한다.
본 시간이 아까우므로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