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을 보자. 처음 퍼시픽 림을 봤을 땐 그저 그랬다. 이게 감독이 기예르모 델 토로가 맞는 건가 라고 생각을 했었는 데, 부기 영화의 리뷰를 보고는 마음이 바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덕후심을 보여준다. 나는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90년 대 일본 만화의 감성을 알고 있다. 퍼시픽 림은 처음 부터 끝까지 그 감성으로 끝까지 돌진하는 데, 기술을 쓸 때마다 입으로 외치는 주인공과 (영화에서는 음성인식으로 그거에 맞춰서 로봇이 스킬을 씀), 복잡하지 않은 주인공, 주인공과 비슷한 라이벌, 라이벌과 함께 전투를 한 뒤 생기는 우정. 이제는 식상하다 싶을 정도의 뻔 한 스토리를 철면피 깔고 진행하는게 오히려 복고적인 느낌이 든다.
영화는 흥행적으로 실패했다. 다만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영화 내에서 잠깐 참가한 중국 로봇 덕분에 중국 흥행에 성공해서 손익 분기점을 겨우 넘겼다고 들었다.
사실 이 기점으로 할리우드 영화들이 중국 내 흥행을 위해 여러 짓을 많이 했는데, 대충 판빙빙 나오는 할리우드 SF 영화들이 그렇다고 보면 댐.
그럼 퍼시픽 림 2는 어떨까
응 존나 재미 없어, 시발 진짜 델 토로가 만들다 빠진 이유를 알겠네.
일단 등장인물들이 깊이가 없음. 1편도 사실 그리 다차원적인 인물들을 없었지만, 그래도 깊이가 있었는 데, 퍼시픽 림 2는 3시간짜리 영화를 2시간으로 자른 건지 인물도 많은 데 별로 설명도 없이 지나간다. 퍼시픽 림 1은 쩌리 등장인물들은 빠르게 죽여버리는 (러시아, 중국팀) 대신 카이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데 사용하는 데,
퍼시픽 림2는 진짜 대사 하나 없던 엑스트라만 죽이고, 대사가 한번이라도 나온 청소년들은 살려두는 데 진짜 대사가 하나 밖에 없는 애들밖에 없음. 이거 애들한테 돈받고 출연시켜준건지 확인해 봐야댐.
주연만 해도 한 5명은 되는거 같고 (어른 2명, 여자애 1명, 중국 회장, 전편 과학자 2명), 거기에 나머지 청소년들 5~6명이 다 조연인데 별로 대사도 없고 성격도 안주고 진짜 그냥 중간에 배우 바꿔도 눈치 못챔. 그나마 러시아 여자애한테 뭔가 라이벌 같은거 넣어주려고했는데 실패한거 같음.
과도한 중국 배우도 좀 그렇다. 전편은 델 토로의 위아부가 들어나게 일본을 많이 넣었는 데, (예: 죽어도 히로인은 일본여자), 이 편은 마지막 후지산 말고는 쫌….. 심각하게 중국의 영향이 많이 보인다. 꼭 그렇게 까지 중국 기업이 세계 1위의 기업이였어야 했냐?
전체적으로 영화는 그냥 할리우드의 흔한 청소년 SF 영화 (헝거게임 2,3, 다이버전스, 메이즈 게임)의 스타일을 많이 따르고 거기에 중국물을 50프로 정도 섞었다고 보면 된다. 퍼시픽 림1이 흥행에도 실패했는 데 팬이 많았던 이유는 그 90년대 일본 감성인데, 그걸 뒤집어 없애 버리고, 싼마이 할리우드 트랜스포머 34567같은 영화를 만들어 버리니 화가 나냐 안나냐.
퍼시픽 림1은 그래도 도시 방어를 위해서 싸우는거고, 마지막 전투도 균열 막자고 하는 거니까 분위기가 이해 될만 한데,
퍼시픽 림2 마지막 전투는 지구의 종말을 가지고 싸우는데 너무 분위기가 가볍다. 연구실에서 구경하면서 환호지르는 새끼들도 있고, 지구 멸망 전인데, 진짜 뭐라도 꺼내서 아무거나 다 박아가면서 온갖 똥꼬쇼를 다하면서 이기거나 적어도 그런 분위기, 대사, 연기정도는 보여줘야 되는데,
겨우겨우 이겨놓고 마지막에 무슨 교내 영어 발표대회 1등한 것마냥 “We did it!!” 이건 머냐.
퍼시픽림 2는 배우도, 감독도, 제작사도 모두에게 오점임. 꼭 보고싶으면 마지막 싸움 장면만 보도록. 시발 괴수 전투는 마지막 말고 없음. 2/5